포커 게임의 일종인 텍사스홀덤(Texas Hold ‘Em)이 기술을 겨루는 게임인지 운이 좌우하는 도박인지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일반인을 상대로 이 게임을 할 수 있게 돈이 오가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은 연방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는 점만 확인했다.
미국 대법원은 24일(현지시간) 창고에 텍사스홀덤 도박장을 차려놓고 참가자들로부터 베팅 금액의 5%를 수수료로 챙기다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돼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업주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2011년 6월 연방 요원들이 뉴욕 롱아일랜드 전기 자전거 가게 뒷방에 차려진 텍사스홀덤 도박 하우스를 급습해 업주인 로런스 디크리스티나를 체포했다. 일주일에 두 번 도박장을 열었던 디크리스티나는 슬롯머신, 복권, 주사위 등 운에 따라 좌우되는 도박 게임장을 개인이 운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연방 불법도박영업금지법에 따라 기소됐다. 이 법은 한꺼번에 5명 이상이 참가하거나 하루 수입이 2000달러 이상인 게임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포커는 실력 게임으로, 숙련도를 키우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등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며 “전문 포커 플레이어는 수학적 계산 능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지식을 포함한 여러 재능과 관찰력, 기만술 등을 총동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욕 소재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지난해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디크리스티나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포커 게임이 운이냐, 기술이냐를 떠나 연방 및 뉴욕 법률에 불법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이 게임에 포커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이날 디크리스티나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짧은 결정문만 내놨을 뿐 별도 논평 등을 달지 않아 텍사스홀덤을 포함한 포커 게임이 운을 다투는 도박인지, 실력을 겨루는 경쟁인지에 대한 판단은 별도로 내리지 않았다.
텍사스홀덤은 포커와 같은 규칙으로 게임이 이뤄지지만 참가자가 공개하지 않은 카드 2장을 손에 쥐고 테이블에 깔린 5장은 공유해 가장 높은 조합을 따지는 방식이다. 한 게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짧고 뭉칫돈이 오간다는 점에서 서계적으로 유행했다.
디크리스티나의 변호인단과 포커 게임을 즐겨온 애호가들은 실력을 겨루는 이 게임에 1970년대 마피아 등의 조직범죄에 대응하려 제정한 연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했다. 연방 검찰은 이에 대해 그가 무장 경비원을 두고 비디오 감시 시스템을 갖추는가 하면 하룻밤 판돈이 수만달러에 달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1심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무죄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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